외로움, 불안, 내향적인 사람
요즘에도 여전히 MBTI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르는 것 같습니다. 사람의 성향에 따라 사실은 외롭지 않지만 외로워 보이기도 하고 씩씩해 보이지만 사실은 외로움을 느끼기도 합니다. 오늘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설명을 통해 외로움이 무엇인지 외로움과 심심함의 차이, 그리고 우리가 오해하는 것들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외로워 보이는 것과 진짜 외로운 것은 다르다
우리는 종종 다른 사람이 외로워 보인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혼자 게임을 하거나, 책을 읽거나, 영상을 보고 있으면 우리는 "저 사람 외롭겠다"라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그 사람은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외로움은 겉으로 보이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가 느끼는 감정입니다. 자신이 "나는 외로워서 힘들어"라고 생각해야만 외로운 것입니다.
반대로, 누군가가 다른 사람을 외로워 보인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 사람 자신이 외로움을 느낄 가능성이 큽니다.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은 주변에 누군가가 없어서가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관계를 맺지 못할 때 외롭다고 느끼는 것입니다. 그래서 외로움은 단순히 사람이 주변에 있는지 없는지로 결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어린아이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말수가 적고 혼자 노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은 아이가 외로울 거라고 생각하고 동생을 만들어줍니다. 하지만 동생이 생긴 후, 아이는 오히려 더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도 혼자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아이에게 부모가 친구를 억지로 만들어주려 하면, 오히려 아이는 부담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즉, 우리는 상대방이 진짜 외로운지, 아니면 우리가 그렇게 보이는 것인지 구별할 필요가 있습니다.
2. 외로움과 불안은 다르다
많은 사람들이 외로움과 불안을 혼동합니다. 외로움은 내 옆에 있어야 할 중요한 사람이 없을 때 느껴지는 감정입니다. 하지만 불안은 꼭 중요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그냥 누군가가 옆에 있으면 해소될 수 있는 감정입니다. 불안할 때 우리는 누군가와 함께 있기를 원하지만, 꼭 특정한 사람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불안할 때 우리는 나와 맞지 않는 사람이라도 곁에 두려고 할 수 있습니다. 나를 괴롭히는 사람과도 관계를 유지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몸이 아플 때도 외로움을 느끼기 쉽습니다. 몸이 아프면 우리는 약해지고, 다른 사람이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런 외로움은 몸이 나아지면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것을 '조건부 외로움'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즉, 특정한 상황에서만 발생하는 일시적인 외로움입니다. 우리가 몸이 아플 때 주변에서 도와주던 사람들이, 몸이 나아진 후에는 자연스럽게 멀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때 우리는 실망하거나 배신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사실 이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3. 외향적인 사람과 내향적인 사람의 외로움
흔히 내향적인 사람이 외로움을 더 잘 느낀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내향적인 사람은 혼자 있는 것에 익숙하기 때문에, 오히려 혼자 있을 때 더 편안함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혼자 있어도 외로움을 느끼지 않고 잘 지내는 사람이 내향적인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내향적인 사람은 오히려 혼자 있을 때 편안합니다. 반면, 외향적인 사람은 사람들과 함께 있어야 에너지를 얻기 때문에, 혼자 있는 상황이 되면 더 쉽게 외로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외향적인 사람은 혼자만 있게 되는 사람이 너무너무 힘들어집니다. 혼자만 있게 되는 상황이 된다면 내향적인 사람보다 더 외로움을 느끼게 됩니다.
또한, 외향적인 사람이라 해도 모든 사람에게 인정받아야 만족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모임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를 좋아해 주지만, 몇몇 사람이 나를 무시하거나 싫어한다고 느낀다면, 외향적인 사람은 더 큰 외로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즉, 단순히 많은 사람과 함께 있다고 해서 외로움이 해소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사람들은 24시간 일상 공유를 원합니다. 특히 연인 관계에서 이런 특징이 두드러집니다. 친구와는 매일 일상을 공유할 수 없지만, 연인과는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일상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연인이 없으면 외로움을 더 크게 느낄 수도 있습니다.
4. 외로움을 극복하는 방법
외로움을 완벽하게 없애는 특별한 방법은 없습니다. 우리는 일관적이고 계획대로만 행동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외로움이 힘들다고 해서 무조건 많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 정답은 아닙니다. 때로는 혼자 있는 시간을 보내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너무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져서 힘들다면, 그때는 누구에게라도 연락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외로움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변합니다. 너무 외롭다고 해서 급하게 해결하려고 하거나, 반대로 외롭지 않으려고 억지로 사람을 피하려고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외로움을 받아들이고, 필요할 때 사람을 만나고, 필요할 때 혼자 있는 것이 가장 건강한 방법일 수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외로움과 심심함, 외로움과 불안, 외로움과 내향성 등 우리가 오해하는 개념들이 많습니다. 외로움을 무조건 부정적인 감정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나에게 맞는 방법으로 조절할 수 있는 감정이라고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외로움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지만, 우리가 외로움에 대해 더 잘 이해한다면, 외로움과 함께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