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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의 괴로움과 아픔, 사과해야 하나, 나를 위한 것

mynote9758 2025. 4. 9. 22:00

용서하는 것과 용서받는 것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도저히 용서할 수 없기에 느끼는 괴로움, 용서를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아있는 아픔, 복수하고 싶은 마음, 용서를 후회하는 마음 등 에 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용서할 수 없는 괴로움, 용서해야 하는 아픔

우리는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상처를 받습니다. 어떤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서 희미해지지만, 어떤 상처는 시간이 지나도 결코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용서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고, 용서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도저히 마음이 따라주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용서하지 못하는 자신을 자책합니다. "나는 왜 이렇게 미워하는 마음을 버리지 못할까?"라고 스스로를 괴롭히기도 합니다. 반면에 어떤 사람은 너무 쉽게 용서합니다. 상처를 준 사람이 제대로 반성하지도 않았는데도, "그냥 내가 참자."라고 스스로를 달래며 용서를 해버립니다. 하지만 그 후로도 마음의 괴로움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또 어떤 사람은 복수를 꿈꿉니다. 상대에게 똑같이 되갚아주어야만 억울함이 풀릴 것 같지만, 막상 복수를 하고 나면 그리 개운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상대가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다시 미안한 마음이 들고, 그때서야 비로소 "용서해야겠다."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용서란 단순히 "해야 한다." 혹은 "하지 말아야 한다."라는 이분법적인 선택이 아닙니다. 용서할 수 없어 괴로워하는 것도, 용서를 했지만 여전히 마음이 아픈 것도, 복수를 꿈꾸다가도 망설이는 것도 모두 자연스러운 감정입니다. 용서는 강요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할 수 있을 때, 하고 싶을 때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사과해야 하나

용서와 관련된 또 다른 문제는, 잘못하지도 않았는데도 끊임없이 사과하는 사람들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갈등을 피하기 위해, 혹은 상대의 화를 가라앉히기 위해, 심지어 자신이 더 편해지기 위해 먼저 사과를 합니다.

잘못하지도 않았는데 계속 사과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① 두려움 때문
어떤 사람은 갈등 상황 자체를 두려워합니다. 상대방이 화를 내면, 그 화가 나에게 향할까 봐 미리 사과해버립니다. "내가 미안하다고 하면 상대가 화를 덜 내겠지."라는 생각으로, 상대가 나를 비난하기도 전에 스스로 죄책감을 느끼고 사과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사과하는 습관이 들면, 결국 상대방은 나를 존중하지 않게 됩니다. 나의 감정보다 자신의 감정을 우선시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항상 '먼저 사과하는 사람'으로만 남게 되는 것이죠.

② 착한 사람 콤플렉스
어릴 때부터 "넌 참 착한 아이야."라는 말을 들으며 자란 사람들은, 스스로를 착한 사람으로 정의하게 됩니다. 그런데 만약 착한 사람이 아닌 행동을 하게 되면, 자신이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그래서 상대방이 불편해하거나 화가 나면, 무조건적으로 "내가 착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먼저 사과를 합니다.

또 다른 유형은,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주변 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자신의 가치가 결정된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상대가 조금이라도 불편한 기색을 보이면, 자신이 잘못한 것이 없더라도 사과부터 합니다. 하지만 이 경우, 사과를 하면 할수록 자신이 비굴해지고 작아지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③ 거절에 대한 두려움
누군가의 거절이 곧 자신이 버림받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상대방이 자신을 거절하면, "나는 이제 혼자가 될 거야.", "아무도 나를 좋아하지 않을 거야."라는 극단적인 불안을 느낍니다. 그래서 상대가 조금이라도 불편한 기색을 보이면, 미리 사과하고 용서를 구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계속 사과하다 보면, 상대는 점점 더 나를 만만하게 보고, 나는 점점 더 자존감을 잃어갑니다.


나를 위한 것

용서는 의무가 아니다 – 진정한 사과와 거짓 사과

많은 사람들이 "용서는 꼭 해야 한다."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용서는 의무가 아닙니다. 내가 용서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데도 억지로 용서하려 하면, 오히려 더 큰 괴로움을 느끼게 됩니다.

"상대가 진정으로 사과하면 용서할 수 있을까?"라고 고민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사과의 진정성이 아니라, 그 사람이 행동을 바꾸는가 여부입니다.

  • 어떤 사람이 나에게 큰 잘못을 저질렀지만, 눈물을 흘리며 "진심으로 미안하다."라고 사과했습니다. 하지만 며칠 후, 다시 똑같은 행동을 반복했습니다. 이 경우, 그 사람의 사과는 진정한 사과가 아닙니다.
  • 반대로, 어떤 사람은 "미안하다."라는 말조차 하지 않았지만, 이후로 나에게 상처 주는 행동을 멈추고 태도가 달라졌습니다. 이 경우, 우리는 그 사람을 용서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진정한 사과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증명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용서는 상대방이 사과했느냐가 아니라, 내가 용서할 준비가 되었느냐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용서하는 것이 유일한 길일 때도 있다

누군가에게 상처를 받고도 복수를 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복수심이 너무 커서, 오히려 복수를 상상하면서 고통을 견딥니다. 반면, 어떤 사람들은 연민이 많아서, 복수를 할 수도 없고, 상처는 잊히지 않아 괴로워합니다.

이런 경우, 용서는 나를 위한 선택이 될 수도 있습니다.

복수를 할 수 없고, 상처를 잊을 수도 없다면, 용서는 나 스스로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될 수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복수를 해야만 후련할 것 같지만, 막상 복수를 해도 여전히 마음이 아프고 공허합니다. 하지만 용서를 하면, 비로소 과거의 상처에서 벗어나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용서는 상대방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용서는 나 자신을 위한 것입니다.


결론 – 용서는 내가 하고 싶을 때, 할 수 있을 때 하면 된다

우리는 용서를 강요받을 필요가 없습니다.

용서하고 싶지 않다면 하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용서하는 것이 나에게 더 도움이 된다면, 언제든 용서를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용서란 상대방을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더 이상 상처에 얽매이지 않기 위해서 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용서는 내가 하고 싶을 때, 할 수 있을 때 하면 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내가 흔들리고, 다시 분노하고, 다시 용서하고 싶어지는 것도 모두 괜찮습니다.

용서는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한 선택이자 과정일 뿐이니까요.